월러스 라인으로 본 생물다양성과 기후위기
인도네시아의 여러 섬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어서 이를 경계로 동식물과 곤충 등 생물다양성이 뚜렷하게 나뉜다고 한다. 한쪽에는 호랑이 등 한국의 우리에게도 친숙한 동물이 살고 반대편에는 코모도드래곤 같은 아주 이국적인 동물이 산다.(사진1~3, 영상 링크는 하단에.)



'월러스 라인'이라는 것인데, 다윈의 동료였던 월러스는 섬들이 불과 3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도 일본vs.영국 차이보다 더 극명하게 생태계가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 원인은 이 섬들이 전혀 다른 대륙에서 기원했기 때문이다(지구과학 시간의 '판구조론'). 지금은 섬들이 가깝지만 수천만 년 전에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이상이 PBS 영상의 내용이다.
내가 놀란 것은 두 부류의 섬이 가까워진 것이 2천만 년(즉 0.2억 년) 전인데도 여전히 차이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두 섬 사이에 강한 해류가 흐르기 때문이라는데 몸집이 큰 동물뿐 아니라 새와 날곤충까지 다르다니,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미묘하고 또 섬세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그런데 기후위기 탓에 동식물, 곤충 등은 신속한 이주를 강요받는다. 벌이 줄고 있다는 얘기를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고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 유력하다. 연구자들은 (기후위기를 막는 것 다음으로는) 벌이 스스로 서식지를 옮기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한다.(관련 포스트) 그런데 오늘날 벌이 사는 곳은 사실상 양봉장이거나 고속도로로 조각조각 난 숲인 경우가 많아 그런 이주가 어렵다.
월러스 라인보다도 몇 배는 강력한 라인이 그어져 있는 것이다. 이를 해제하려면 도농관계, 생산망의 집중과 배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혁신해야 한다. 그리고 자본주의 하에서는 그런 변화가 가능할 리 없다.
PBS 영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