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뉴스의 이 영상을 추천합니다. 4분 남짓 분량으로 짧습니다. 1.6만 년 전 해류 변화로 한반도 평균 기온이 삽시간에 7도나 떨어졌다는 발견을 다룹니다.

이 현상을 일으킨 Atlantic Overturn Circulation 약화는 영화 <투모로우>(2004)의 모티브였고 과거에 실제로 일어난 바 있습니다. 이렇듯 기후 과학은 단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고(古)기후 변화에도 기초합니다.

당연히 UN IPCC 보고서에서도 AOC (또는 AMOC) 약화 여부를 예측하는데 다행히도 2100년까지는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진단입니다.
천만 다행입니다. 올 겨울 최강대국 미국에서 급속한 혹한으로 전기와 도로가 끊겨 수십 명이 사망한 있는데, 해류 심층 순환 변화까지 겹치면 그 재앙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그러나 MBC뉴스의 영상은 불길한 내용도 전합니다. 당시의 해류 변화는 북극 빙하가 녹은 물이 어떤 이유로 갑작스레 유입이 돼 밀도 차이를 일으킨 탓이라고 합니다.
이런 진단이 불길한 이유는 두 가지 때문입니다.
- 빙하 녹는 것 예측은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빙하는 흐물흐물 녹지 않고 일정 수준을 넘으면 붕괴되는데 거기에는 기후 외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2100년까지는 없을 거라는 IPCC 예측에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 MBC뉴스가 영상에서 다룬 1.6만 년 전 현상은 *일시적*이었던 듯합니다.(연직 해류 순환에서 2백 년이면 잠깐에 해당합니다.) 어떤 이유로 빙하 녹은 물이 오랫동안 누적되다가 한꺼번에 바다로 유입돼 벌어진 일이니 유입이 끝난 후에는 정상화됐을 것이기 때문이고 한마디로 일탈이었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 그 자체로 해류가 변한다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일* 것이고 그러면 기온하강은 5년 안에 7도에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이 영상은 이렇게 끝맺습니다:
기후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불안정한 건지도 모릅니다.
맞는 말입니다. 오랫동안 기후 과학자들이 난리치고 경고한 이유입니다. 제가 번역한 책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첫 장의 제목도 다름 아닌 '갑작스러운 기후변화'입니다.

-MBC뉴스 유튜브: '대서양이 갑자기 멈췄다, 200년 한파가 한반도 강타'
https://youtu.be/8H-AE5Fc4Nc
-지난해 미국 소식. '미국 덮친 ‘한 세대 만의 한파’…뉴욕주 버펄로서만 28명 사망'
https://m.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733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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