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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정보와 소식

KB금융, 글로벌 기후악당 금융사 47위로 지목돼

KB금융은 파리협정 이후에도 2021년까지 화석연료 확장 사업 등에 130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는 세계에서 47번째로 많은 것이라고 합니다.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 시에라클럽 등이 최근 발간하고 350.org, 지구의벗 등이 승인한 ‘2022년 화석연료 금융 보고서에 실린 내용입니다.

 

이 보고서는 파리협정이 발효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상위 60개 금융회사들이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한 것을 조사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KB금융 등은 지난해에만 도합 7420억 달러를 투자했고, 전체 5년 동안의 누적 투자금액은 4.6조 달러입니다.

 

실로 엄청난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금액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지난해 유엔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은 60억 달러를 투자하면 기아 문제로 목숨을 잃고 있는 4200만 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회사들이 지난해 화석연료에 투자한 돈으로 기아 퇴치에 나섰더라면 그 124, 인원 수로 단순 환산했을 경우 52억 명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계산입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위선 또한 지독합니다.

 

이 은행 중 다수는 지난해 “넷제로를 위한 은행 연합”(NZBA)를 출범시켰지만 그런 선언을 하던 바로 그 때에조차 사우디아람코, 엑슨모빌 등 화석연료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결정한 것입니다.

 

한편,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 기업의 이름도 이 보고서에 등장합니다. KB금융은 이번 보고서가 조사한 글로벌 상위 60개 금융회사에 포함돼 화석연료 투자 내역이 밝혀졌는데 5년 누적 투자금액은 13조 원 규모, 순위로는 47위입니다. 더욱이 그 추세가 딱히 하향세도 아니라는 점에서 정말 화가 나네요.

 

KB 화석연료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화석연료 확장이라는 점에서도 고약합니다. 세계에너지기구(IEA)조차 신규 화석연료 개발 사업은 불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KB는 “탄소중립운운하면서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글로벌 금융 행태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KB금융 웹사이트에서 친환경 경영, 이른바 “ESG 전략을 발표하는 내용을 캡처한 것입니다. 저런 마케팅에 쓸 돈과 화석연료에 투자할 돈이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리고 기후 위기 대응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까요?

이 보고서에 등장하는 또 다른 한국 기업은 한전(KEPCO)입니다. 세계 도처에서 현지 주민, 노동자들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적 화석연료 개발 사업 28개를 꼽았는데, 그 중에 한전은 4곳에서 핵심 기업으로 꼽혔습니다: 베트남 응이손2 및 붕앙2 석탄 화력발전소,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및 탄중자티-B 2호기 화력발전소 사업입니다.

 

검색해 보니 한전과 함께 두산중공업이 이들 사업에 참여하면서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기후 정의 운동의 청년 활동가들은 두산중공업을 대표적 기후 악당 기업으로 지목하고 항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그들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임을 이번 보고서로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외 금융 기업들의 이런 행태는 더 광범한 문제의 일부, 즉 오늘날 투자의 우선순위가 여전히 기후 위기보다는 이윤에 맞춰진 체제의 일부입니다. ‘기후 변화가 아닌 체제 변화라는 구호가 기후 위기 문제의 핵심을 보여 준다는 것을 보여 주는 씁쓸한 보고서였습니다.

 

출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