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정보와 소식 (12) 썸네일형 리스트형 다큐영화 '수라' 추천과 새만금 신공항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혹시 극장에서 내려갈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다. 나도 실로 오랜만에 영화관에 갈 짬과 노력을 기울였지만, 영화 자체의 흥행 성적이 나쁘지 않은 덕을 본 것 같다. 이 영화를 접한 계기는 새만금 신공항 반대 운동을 통해서였다. 사실,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대의명분이 우선이었다. ´인터뷰 많이 나오고 아름다운 자연 장면도 중간중간 있겠지´ 정도로만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어떻게 저런 걸 찍었을까?' 싶을 정도로 새만금 철새와 갯벌 생물들을 인상적으로 촬영한 장면이 많았다. 그래서 운동의 대의명분뿐 아니라 자연생태 다큐로서도 아주 볼거리가 많았다. 그럴 수 있었던 비결은 이 영화가 약 20년 전에 시작된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 운동의 연장선 상에 있고, 20년째 활동 중인 새만금.. 단편 다큐 '탄: 석탄의 일생' 추천 및 석탄 관련 국내 소식들 석탄이 나쁘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게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잊혀진 피해자들'이 이렇게나 다양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한국에서. "우리가 북극곰보다 못할 것은 없지 않습니까?" (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가 자신들을 기후악당으로 보지 말라며) "이곳 호주 정부는 '우리는 가스•석탄을 수출만 하지 태우지는 않잖아'라고 변명하는데, 대체 한국 정부는 뭐라고 변명합디까?"(호주의 화석연료 반대 활동가) 석탄 채굴, 운송, 발전, 외부화까지 각 단계마다 이윤과 에너지만 취하고 환경 파괴는 각 피해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을 들춘 40분짜리 다큐였다. (환경영화제가 끝난 지금은 왓챠에서 볼 수 있다.) 현재 삼척 석탄 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이 1년 넘게 진행 중이다(삼척화력발전반대투쟁위원회 성원기 공동대표 SNS). .. 월러스 라인으로 본 생물다양성과 기후위기 인도네시아의 여러 섬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어서 이를 경계로 동식물과 곤충 등 생물다양성이 뚜렷하게 나뉜다고 한다. 한쪽에는 호랑이 등 한국의 우리에게도 친숙한 동물이 살고 반대편에는 코모도드래곤 같은 아주 이국적인 동물이 산다.(사진1~3, 영상 링크는 하단에.) '월러스 라인'이라는 것인데, 다윈의 동료였던 월러스는 섬들이 불과 3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도 일본vs.영국 차이보다 더 극명하게 생태계가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 원인은 이 섬들이 전혀 다른 대륙에서 기원했기 때문이다(지구과학 시간의 '판구조론'). 지금은 섬들이 가깝지만 수천만 년 전에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이상이 PBS 영상의 내용이다. 내가 놀란 것은 두 부류의 섬이 가까워진 것이 2천만 년(즉 0.2억 년).. 꿀벌 감소가 생태계 경고등인 이유 꿀벌 개체 감소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최근 다시 활발하다. 국내 뉴스에서는 주로 양봉업자 분들의 피해 위주로 보도되지만 생태적 함의는 훨씬 크다. 양봉 꿀벌의 감소는 전체 꿀과 나비 감소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나비와 벌 등을 보하이만에서 채집한 연구에 따르면 2005년 이후 꾸준히 줄고 있어 동아시아 곤충 다양성이 심각한 위기라고 한다.(그림1, Yan Zhou et al., 2023, 이안 앵거스 블로그에서 재인용) 동아시아만의 일도 아니다. 영국, 독일 등지에서 훨씬 더 긴 기간에 걸쳐 수행된 연구들은 나비와 벌이 수십년 동안 지속적으로 개체량과 서식지가 감소해 왔고 아주 위험한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림2~4) 다음으로, 나비와 벌은 ..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 관련 MBC뉴스 영상 추천 MBC뉴스의 이 영상을 추천합니다. 4분 남짓 분량으로 짧습니다. 1.6만 년 전 해류 변화로 한반도 평균 기온이 삽시간에 7도나 떨어졌다는 발견을 다룹니다. 이 현상을 일으킨 Atlantic Overturn Circulation 약화는 영화 (2004)의 모티브였고 과거에 실제로 일어난 바 있습니다. 이렇듯 기후 과학은 단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고(古)기후 변화에도 기초합니다. 당연히 UN IPCC 보고서에서도 AOC (또는 AMOC) 약화 여부를 예측하는데 다행히도 2100년까지는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진단입니다. 천만 다행입니다. 올 겨울 최강대국 미국에서 급속한 혹한으로 전기와 도로가 끊겨 수십 명이 사망한 있는데, 해류 심층 순환 변화까지 겹치면 그 재앙은 상.. 엘리베이터 교체 현수막과 낭비 자본주의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인근 아파트에 걸린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엘리베이터 공사를 했다는 현수막이었습니다. 자전거를 멈추고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승강기 교체했다는 소식을 왜 굳이 현수막으로 걸었을까? 그냥 건물 입구에 공지문 하나 붙이면 되고, 실제 주민들에게는 너무 크고 가까워서 잘 보이지도 않을 텐데. 결국 저 현수막은 주민들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엘리베티어의 실제 사용가치보다 그것이 아파트의 '스펙'으로써 아파트 가격 인상 요소가 되길 바란 것이죠. 차량 통행이 많은 동부간선도로에서 잘 보이도록 저렇게 배치했겠죠. 저 현수막, 가까이서 보면 무지막지하게 클 것입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 세로 길이가 7층에 걸쳐 있습니다. 한 층이 2.4m라면 총 길이 16.8m이고.. KB금융, 글로벌 기후악당 금융사 47위로 지목돼 KB금융은 파리협정 이후에도 2021년까지 화석연료 확장 사업 등에 130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는 세계에서 47번째로 많은 것이라고 합니다.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 시에라클럽 등이 최근 발간하고 350.org, 지구의벗 등이 승인한 ‘2022년 화석연료 금융 보고서’에 실린 내용입니다. 이 보고서는 파리협정이 발효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상위 60개 금융회사들이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한 것을 조사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KB금융 등은 지난해에만 도합 7420억 달러를 투자했고, 전체 5년 동안의 누적 투자금액은 4.6조 달러입니다. 실로 엄청난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금액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지난해 유엔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은 60억 달러를 투자하면 기아 문.. 벌이 사라진 봄과 생물다양성, 자본주의 농업 올 봄 들어 전국적으로 벌들이 사라졌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양봉농가의 피해가 주되게 보도됐고 저도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모쪼록 충분히 지원받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벌의 실종은 양봉농가뿐 아니라 훨씬 큰 생태계 문제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왜냐하면 벌 등을 통해서 식물의 수분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월 말에 발표된 ‘기후변화 영향, 적응, 취약성’에 관한 IPCC 2차 실무그룹 보고서는 벌과 같은 동물(pollinator, 꽃가루 매개자)을 생물다양성 문제(2장)과 식량 문제(5장)를 다루면서 언급합니다. 그에 따르면, 기후 위기의 다른 변화 없이 벌 등의 매개자 동물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으로 과일 생산량은 23퍼센트, 채소는 16퍼센트, 견과류는 22퍼센트 줄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 화석연료 줄이려면, 러시아 제재가 아니라 체제 변화를 주장해야 합니다 #2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쟁에 반대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모든 쟁점에서 화석연료를 줄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전쟁을 낳는 체제 자체를 반대하지 않고 러시아의 화석연료만 반대하는 것은, 선한 의도와 다르게 전쟁을 격화하고 화석연료 사용량도 늘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각국은 대대적인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고 이는 화석연료 대폭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독일 정부는 이번에 러시아 규탄 여론에 기대 1000억 유로어치의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독일은 양차 대전을 일으킨 과거와 그에 대한 주변국 우려 때문에 군사력에는 투자를 상대적으로 덜 했는데, 180도 전환에 나선 것입니다. 따라서 전쟁과 화석연료 사.. 화석연료 줄이려면, 러시아 제재가 아니라 체제 변화를 주장해야 합니다 기후 정의 운동은 "기후 변화가 아닌 체제 변화"라고 오랫동안 강조해 왔습니다. 화석연료 중독을 끊으려면 체제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체제의 한 플레이어를 지지하는 방식으로는 부분적 흐름만 바뀔 뿐 체제 자체는 건드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화석연료 체제는 전쟁을 낳는 체제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국제적으로 저명한 여러 환경단체들과 한국의 기후위기비상행동이 Stand With Ukraine의 입장에 연명한 것은 올바르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Stand With Ukraine의 성명은 러시아를 "이번 전쟁의 유일하고 명백한 호전 세력"이라고 규정하면서 "모든 비폭력 수단을 동원해서" 러시아를 막을 것을 "유럽연합, 미국, 캐나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모든.. 이전 1 2 다음